



귀향길
윤 해 균
바람과 바다가 키워
태풍의 핵에서도 뛰어나
제때 표현하지 못한
극한 평정을 가진 덕에
없는 듯 어디에도 흔적 없고
소중했던 길 세파를 거쳐
끝내 돌아가는 길에
우산 없는 나그네 되어
덧칠 못한 머리채 풀어
초라하게 말라 비틀린 노인
안개비 방울처럼
점점이 이슬 줄 되어
강 건너로 잔잔히 이어져
소리 되어 끝 사연 전하니
화가 난대지 속살까지 때리는
노여움 닮은 심판 빗 화살
얼굴 따가워 목숨 내 바친다
요동치던 몸은 멎고
비 그친 하늘은 조용한데
잔잔한 물 위에 비친 화상
크게 흔들리며 사슴 되어 운다
차마 훌훌 떠나더라도
상가에 걸린 내 문패에 새긴
크고 작은 용기와 사랑은
본능에 갇힌 영혼 이름이다
가을비 내리는 날
윤 해 균
여름 떠가는 차가운 가을비
찐득한 열풍을 잠재우고
일상에서 떠나가는 나그네
한껏 살았던 우리의 시간
아쉬워 자꾸 뒤돌아본다
너무나 작은 손으로
거친 돌산을 어루만지고
사랑하며 바라보던 바다
회한의 실 날 같은 조합
붉게 타는 노을로 아우르고
시와 순 역사와 같이
훨훨 날아가는 마감 잔상
국화 향기 그리움이다.


저녁 스케치
윤 해 균
오랜 친구도 떠나보내고
묵은 연애사 흘러가 버린
잔잔한 물 위에 선
마냥 허무한 나그네
빛바래 떠나버린
흔하던 관심과 사랑 후
조각구름 사이로 돌아가는
철새의 질서 있는 행진
발에 끌리는 낙엽 사이로
닥친 늦겨울에
커다란 꽃받침 들고서
마지막 총성으로 다가와
희망 가득한 상자 들고
발 딛고 두 팔 벌려
저녁 하늘 올려다본다
높은 의지만큼이나 끝없이
마무리 요행에 기적이 따라
또 한 번 감격하고 우러러본
하늘 흰 구름 닮은 귀인은
붉은 석양에서 더 빛이 난다

대 화
윤 해 균
늙어 서러워 홀로
술과 싸우면
앞에 시든 화분이
어이 어이
잎 나부끼며 웃어
주거니 받거니
조금씩 화분에
나누어 주다 보니
어느새 내 얼굴처럼
잎에 단풍 들었네.


밤 이야기
윤 해 균
어두운 밤으로 스미듯 빠져
허우대면 컴컴해 차갑지만
애초에 지구는 뜨거웠고
신은 밤으로부터 시작하여
빛과 꿈을 만들었다
거칠면 다듬어 절제하여
적나라하게 펼쳐 보일 것이다
밤은 오직 밤의 제왕 것
타락을 일삼아 수고한 모두
즐기고 올라타고 휘둘리기까지
북극의 차가운 푸른색 교합
사정하여 쓰며 출가한다
마술 다루는 액체에 익숙하니
한 번도 지지 않으려고
이기고 살아 깨어나기를 수천 번
새벽이 두려운 밤이 오면
건너뛰거나 피하지 않고
세상 떠나기까지 능히 맞으라
두둑한 모든 사연과 함께

삶 끄트머리
웅천 윤해균
아름다운 노래 듣지 못하고
잠 못 이루는 해
긴 시간 걸쳐 허우대다
떠다니는 큰 나무로 만난
늦게 온 귀인
살다 운 닿아 얻어진 보석
꽉 쥐고 온기 나눠
안 놓아주리라 하며
하늘 쪽으로 기도하는
일상인 의지로
천의 삶을 살겠나이다
막장 소나타 *
윤 해 균
화산섬 지나 소원바위를 향해
바람같이 달리는 말에 올라타고
빠르게 빠져들어 그대만을 봅니다
햇빛에 쪼그라든 심장마저 부풀려
빠듯한 일정 버려진 무대에 올라
마감 시간까지 열연하는 주인공과
매혹 중전이 벌이는 마지막 공연
태풍 지나 땅도 꺼져버린 풍경 속
긴 세월 외계와 내 안의 침공으로
황폐한 평야에 찾아온 가을비 선물
춤추고 부딪히며 돌아가기 좋은 날
계절이 주는 짙은 갈색 조명 속
뜨거워진 몸도 깊고 길게 흔들린다.
*베토벤- 마지막 소나타 열정 3악장
(Beethoven-Sonata No. 23
“Appassionata” 3rd Movement)



흐르는 강물처럼
윤 해 균
얏! 복수의 칼날을 받아라
무협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원한 목장의 처절한 결투 이야기
흔하디 흔한 철학자 얘기처럼
술주정뱅이 배반에 휘둘러도
나는 매번 반응하지 않는다
두고두고 왜 놔두느냐고
낮은 곳으로 흐르는 자연법칙을
슬픈 가르침으로 익혀 잘 알고
매번 새로운 시간이 중히 모자라
잊자
스스로 비틀어 괴로워하게 되고
다른 듯 똑같이 얻어 받아먹고
그리고 언젠가는 반듯이 소멸한다
그래
몹쓸 어리석은 지나침 없이
따져보니 딱 들어맞는
세상이 정한 또 당연한 이치
사필귀정 事必歸正
인생살이
윤해균
엉터리로 태어나
엉터리로 자랐고
엉터리로 사랑하고
엉터리로 살아나
엉터리로 늙었으나
매번 운이 좋았다.
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것과 같이 죽음은 검게보인다
그러나 하늘이 새의 날개에 파란 물을 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죽음이 인생을 검게 물들이지 못한다.
전체적으로 볼때
인생은 결코 죽음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인생은 죽음앞에서 웃고 춤추고 놀며, 건설하고 저축하고 또 사랑을 한다.
R.타고르
행복의 열쇠 중 하나는
어두운 과거를 잊어버리는 나쁜 기억력이다.
- 리타 메이 브라운
세상은 악한 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악을 허용하는 자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 아인슈타인

세상의 이치
윤 해 균
없는 것 다섯 가지
세상에 공짜는 없고
세상에 비밀은 없고
인생에 정답은 없고
술에는 장사가 없고
죽는건 순서가 없다
있는 것 다섯 가지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고
모든 실패에도 가치가 있고
닭이 천이면 봉이 한 마리 있고
대문 밖에 저승 사자 있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그리고 내 안에 사랑하는 너 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것을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더 많이 놀고, 덜 초조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킴벌리 커버거 -
내가 즐겨읽는 독일의 철하가 <쇼펜하우어 명언>
각 개인은 타인 속에 자기를 비추는 거울을 갖고 있다
결혼이란 남자의 권리를 반분半分해서 의무를 두 배로 하는 것이다.
고귀한 인물은 쉽게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지 않는다.
국가란 인간이라는 육식동물을 공격적이지 않게 만들기 위한 재갈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은 초식 동물의 모습을 지니게 된다.
군중이 길거리에서 난투극을 벌이는 것을 봤을 때 집에서 뛰쳐나가 그 난장판에 끼여 들 생각이 좀처럼 들지 않듯이, 나는 현재의 철학적 논쟁에 휘말리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청년기에는 주관이 지배하고 노년기에는 사색이 지배한다. 다시 말하면 청년기는 작가로서 알맞은 시기요, 노년기는 철학에 적합한 시기다. 실천하는 데 있어서도 청년기는 주관과 인상에 따라 결심하지만 노년기에는 대부분이 사색한 다음에 결정한다.
천성(天性)에 반하여 절대적인 독립 상태에 놓이게 되는 여자는 곧 아무 남자에게나 집착하며, 그 남자의 의도대로 기꺼이 따라가고, 지배받으려 한다. 젊은 여자는 연인을 구하고, 늙은 여자는 속내를 털어놓을 남자를 구한다.
패배가 따르는 고통을 자발적으로 겪어 보라. 그러면서 인품이 형성되는 것이다.
평범한 능력밖에 없는 사람에게 겸손은 순수한 마음의 표상이 되지만 훌륭한 능력을 지닌 사람에게 겸손은 위선일 뿐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시간을 어떻게 소비할까 생각하지만 지성인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까 궁리한다.
하루는 작은 일생이다. 아침에 잠이 깨어 일어나는 것이 탄생이요, 상쾌한 아침은 짧은 청년기를 맞는 것과 같다. 그러다가 저녁, 잠자리에 누울 때는 인생의 황혼기를 맞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허영심은 사람을 수다스럽게 하고, 자존심은 침묵케 한다.
현명하시게도, 당신께서 선택하신 국민들이 전세계로 흩어질 것이라고 예언하신 선한 하느님께서 특별한 냄새를 주셨다. 그 냄새 덕분에 그들은 어디에서나 서로를 확인하고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유태인의 냄새이다.
하루는 작은 일생이다. 아침에 잠이 깨어 일어나는 것이 탄생이요, 상쾌한 아침은 짧은 청년기를 맞는 것과 같다. 그러다가 저녁, 잠자리에 누울 때는 인생의 황혼기를 맞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돈 빌려 달라는 것을 거절함으로써 친구를 잃는 일은 적지만, 반대로 돈을 빌려줌으로써 도리어 친구를 잃기 쉽다.
돈이란 바닷물과도 같다. 그것은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말라진다.


"나는 살고 있다. 그러나 나의 목숨 길이는 모른다.''


거친 바다가 훌륭한 선장을 만든다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자기가 아는대로 진실만을 말하며
주고 받는 말마다 악을 막아
듣는 이에게 편안과 기쁨을 주어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며
이치가 명확한 때 과감히 행동하라
제 몸 위에 턱없이 악행하지 말고
핑계대어 정법을 어기지 말며
지나치게 인색하지 말고
성내거나 질투하지 말라
정의를 등지지 말고
원망을 원망으로 갚지 말며
이익을 위해 남을 모함하지 말라
객기 부려 만용하지 말고
허약하여 비겁하지 말며
지혜롭게 중도의 길을 의연히 가라
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모습이니
사나우면 남들이 꺼려하고
나약하면 남이 업신 여기니
사나움과 나약함을 버려 중도를 지켜라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임금처럼 위엄을 갖추고
구름처럼 한가로워라






결혼 예찬
윤 해 균
나는 종종 젊은이들에게 이야기 한다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 한다 그러나 속히 결혼하여
소중한 가정을 갖고 많은 것을 얻고 나서
조금 후회하는 것이 현명한 세상의 이치이고 남는 비즈니스라고-
결혼 - 철학자들 사랑이야기
아르투르 쇼펜하우어의 "반(反)사랑"과 쇠렌 키르케고르(=키에르키고르)의 사랑론(심미적 단계-윤리적 단계-종교적 단계)을 언급하며 철학에서 사랑을 다루는 두 가지 극단점이며 대부분 사랑에 대한 논의가 이 두 가지 사이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또 플라톤을 언급하며 사랑의 보편성과 라캉을 언급하며 섹슈얼리티의 허구성과 필요성이다.
사랑에 드리워진 철학적 개념들에서 우선 낭만적 개념인데, 이것은 만남의 황홀로 집약됩니다. 그 다음으로는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구조-시스템이 견고해지고 개인의 사유를 필요치 아니한다. 모든 건 구조에 대한 문제로 수렴되기 때문이다.
사랑 그리고 결혼이 사라진 사회는 황폐할 뿐이다. '사랑은 진리를 구축하는 과정이다'
크리스티안 생제르,
(1943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헝가리 출신 유대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 출신 가톨릭 신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게 풀어낸 그녀의 결혼 찬가!
“결혼이란,
한 쌍의 남녀가 돌아오는 차표도 없이 모험을 떠나는 것이다-.”
그들은 여행을 떠난다.
천 개의 얼굴 중에 기껏 하나둘,
많아야 세 개쯤 내게 보여줬을 정체불명의 상대와 손을 맞잡고.
길은 점점 험해진다.
찬란한 태양이 모습을 감추고, 그들은 어두운 숲속과 험난한 파도 속을 헤매인다.
어느 날 문득 잠에서 깨어난 그들은 서로를 보며 소스라치게 놀란다.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결혼은 그 무엇으로도 포장될 수 없다. 그래서 생제르는 결혼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결혼을 앞두고 두려움과 설렘을 품은 이에게도,
오랜 결혼 생활로 권태와 고독을 느끼는 이에게도 모두 유용하다.
결혼 -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짓을 예찬하라!
“사랑하는 그 사람이 당신이 알던 그대로 있으리라 누가 보장하나? 한 시간 후, 한 달 후, 일 년 후, 칠 년 후 그 사람은 어떤 얼굴을 보여줄까? 다른 외투를 입고 다른 모자를 쓴 그 사람을 어느 길모퉁이에서 맞닥뜨리면 알아보기나 할까?”
결혼을 말하는 데는 철학, 도덕, 상식 그 무엇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변함없는 사랑, 영원한 행복도 결혼을 표현하지 못한다.
결혼은 도약과 변화와 거친 파도의 문제이다. 결혼한 남녀 사이에서는 거친 파도가 몰아친다. 끊임없는 부딪침.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변화를 체험한다. 과즙과 당밀이 본래의 성질을 잃고 귀한 황금빛 술로 변하는 것처럼.
크리스티안 생제르는 철학이나 도덕 대신 다양한 우화와 신화, 추억 등을 활용하여 결혼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적절한 비유와 시적인 언어로 풀어낸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오래도록 잊고 있었던 결혼의 본질을 깨닫게 될 것이다.
결혼 - 선택권을 가진다는 환상은 우스꽝스럽다.
무수히 날아온 꽃가루들 중에 마침 거기 떨어진 하나만 열매를 맺는다. 기적은 ‘거기 떨어졌다’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미궁 속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혼으로 만났다는 것이 이미 기적인 것처럼.
